병원을 가기 위해 길을 걷고 있었다. 연신내에 위치한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이용하지만
바로 전에 차가 출발하였기 때문에 산책할겸 그냥 걷기로 했다. 여느 때 처럼 갈현동 길 방향으로
너덜너덜해져 걸어 가는 도중에 흠칫 놀랄만한 상황을 맞이했다. 대로변 보도블럭에 닭한마리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이다. 정신이 좀 없긴 했지만 분명 내가 요즘 마시고 있는 약들 때문에 환각을 본건 아니었다.
분명히 건강한 수탉이었다. 순간 머리속에 스치는 생각은 A.I 탁재훈의 어렸을적 닭의 입술 공격 사건 이었으나
녀석은 건강하고 도도해 보였다. 한마디로 누굴 공격 하거나 할 눈빛이 아니었단 얘기. 약간 옆으로 비켜 걸으면서
녀석을 찬찬히 훑어보는데 그 놈 참 제대로 컸다. 털도 건강해 보였으며 마치 우매한 인간들에게 조롱을 날리듯(
내눈엔 그렇게 보였다. 아무 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이런 코코마 색휘들'이라고 말하는 듯 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달까.)
거만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병원의 약속시간때문에 계속 지켜보고 싶었지만 힐끔힐끔 뒤를 돌아보며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도 온통 '그 녀석' (아니 '그분'이라고 해야하나?)생각뿐이었다. 왜 하필 거기에 있었던 것이며
무슨 사연 일까? 치료를 마치고 보통은 역시 버스를 애용하지만 다시 그 길로 걸어왔다. 그러나 그 냥반 거기에 안계셨다.
무슨 사연인진 모르겠지만 너 왜 거기 있었던거냐?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로 말이야. 어둑해져서 찾아 갔을땐 이미
어디로 가고 없어 졌지만 어딜 가던 멋진 삶을 살거라 믿을게. 네 태도를 생각해 보니 닭이 거기 있으면 안되는 이유는
없는 거 같구나. 잠시나마 너가 거기 있었던걸 의심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마. 사진이라도 찍어둘걸......잘생겼었는데......






